The Gifted

‘才能의 條件’
대학은 어떤 것의 중요성과 업(業)에 대한 신념에 눈뜨는 인식과 예비의 장으로서
스스로 찾는 지적 축적과 수양을 통해 자신과 세계, 나아가 미래에의 기여까지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하는 ‘깨침문(Dharma Gate)’이며, 다가오는 시대에 교육을 대체할 수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해낼 ‘터득(攄得, erudition)’의 프레임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才能의 條件’
대학은 어떤 것의 중요성과 업(業)에 대한 신념에 눈뜨는 인식과 예비의 장으로서
스스로 찾는 지적 축적과 수양을 통해 자신과 세계, 나아가 미래에의 기여까지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하는 ‘깨침문(Dharma Gate)’이며, 다가오는 시대에 교육을 대체할 수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해낼 ‘터득(攄得, erudition)’의 프레임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각 시대는 저 마다의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토마스 쿤(Thomas S. Kuhn)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패러다임은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지 이론물리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면 ‘의미’, 즉 내용에 실제 쓰임새의 자승을 곱한 값(價値)일 것이다.
E = MS2 : E(Erudition) = M(Meaning) X S(Significance)2
아인슈타인이 분석한 세계(E = MC2)의 참된 의미로서 질량이 있는 모든 물질은 에너지로 증폭하여 또 다른 ‘잠재적 가능태(potentiality)’로 사용 가능함을 상기할 때, 이 공식은 ‘배움’에 나름대로 ‘의미’를 만들어 ‘쓰임새’로 확장시킨다는 뜻이다. 배움에 단순히 지식의 축적만이 아닌 의미(認識)를 생성한다. 그러나 의미의 부여만으로는 진정한 배움이라 할 수 없다. 의미를 의미답게 할 수 있는 쓰임새, 즉 활용성(機能)을 곱해줘야 한다. 쓰임새에 자승이 붙은 이유는 의미보다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뛰어넘어 타인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가치를 위해 쓰일 때 비로소 진정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은 오직 ‘전인(全人, whole men)’만이 해결할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못한다. 전인이란 인문론자와 기계론자, 순수과학자, 예술가 중 하나만 되는 것을 드러내놓고 거부하는 사람이다.
창조적 이해가 지닌 통합적 성격을 인지하는 ‘synosia’는 결합이나 합성을 뜻하는 그리스어 ‘syn’과 지식을 뜻하는 ‘gnosis’, 혹은 이성이나 인식작용을 뜻하는 ‘noesis’에서 파생한 말이다. 이 신조어는 다른 형태의 지식이 결합된 것, 혹은 종합적인 앎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그 이상의 것으로 수동적인 경험이 아닌 능동적인 지성을 요구한다. 창의성이 뛰어난 전인은 항상 다차원적이고도 다면적인 관점과 방식을 동원해서 감각과 인식을 동시에 결합하고, 궁극적으로는 ‘감각과 지성의 융합’으로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험을 표현한다.
종합지(綜合知)는 이상이나 꿈이 아니다. 그것은 당위이며 필수다.
독창적인 기질과 성향의 전인적 디자이너는 이중적 에이전트로서 시인의 심장과 과학의 두뇌와 화가의 눈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감행할 때, 의뢰인의 사업이 전제된 용역(用役)이 아닌, 시대정신이 곧 클라이언트가 되는 사역(使役)을, 물질의 조건이나 세속에 얽매이는 구속의 사유가 아닌, 행복의 조건, 내가 세상에 온 존재이유를, 타율에 순응하는 종속 디자이너, 지식 노동자가 아닌, 자율적 독립 디자이너, 곧 창의 자본가로서 이해득실이 공허한 인간들끼리 주고받는 ‘인작(人爵)’이 아닌, 하늘이 내려준 영원한 벼슬, 인내천(人乃天)의 ‘천작(天爵)’을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디자이너의 정체성이자 세상에 온 이유이리라.
재능이 있는 디자이너의 인생에는 두 가지 맛, 의미(意味)와 감미(甘味)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화용적 실체화를 위해서는 각자의 때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한평생,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인생의 의미와 감미를 모아야 한다. 그러면 아주 감미롭고 영험(靈驗)어린 디자인을 얻게 될 것이다. 디자인은 감정(感情)이 아니라 경험(經驗)이기 때문이다.
解題 : 최익서 교수